
「갑상선암 치료 그 후」 ① 목소리와 어깨가 예전 같지 않아요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이라 불립니다. 그만큼 잘 낫는다는 뜻이지만, 정작 수술과 치료를 마친 분들은 뜻밖의 고민을 안고 진료실을 찾습니다.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고, 팔이 잘 올라가지 않으며, 매일 약을 챙기고, 문득 재발이 두렵습니다. 치료의 끝이 곧 회복의 완성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연재에서는 갑상선암 치료 후에 필요한 '재활'을, 대한갑상선학회 진료권고안과 미국갑상선학회(ATA) 지침 등 국내외 권위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몸에서 마음까지 순서대로 짚어 보려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수술 부위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변화 — 목소리와 목, 그리고 어깨 이야기입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며칠이 지난 어느 아침, 거울 앞에서 문득 낯선 목소리를 듣습니다. 잠긴 듯 갈라지고, 조금만 말해도 금세 지칩니다.
팔을 들어 머리를 빗으려는데 어깨가 무겁고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분명 "수술은 잘됐다"고 들었는데, 몸은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럴 때 많은 분이 속으로 이렇게 묻습니다. 나만 이런 걸까,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지금부터 말씀드릴 변화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고, 무엇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회복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목소리 — 되돌이후두신경이 지나가는 자리
먼저 목소리 이야기입니다. 갑상선 바로 뒤에는 성대를 움직이는 가느다란 신경, 되돌이후두신경이 지나갑니다. 갑상선과 워낙 가까이 붙어 있다 보니, 수술 과정에서 이 신경이 살짝 눌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한동안 성대의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그 결과 목소리가 쉬거나, 높은 소리가 잘 안 나거나, 오래 말하면 쉽게 지치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런 일시적인 변화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겉으로 보아 신경이 끊기지 않은 경우라면 회복까지 대략 두 달 안팎이 걸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하는 일을 하시는 분은 이 변화가 더 예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조급하게 큰 소리를 내려 애쓰면 오히려 성대에 부담이 됩니다. 회복 초기에는 목을 편히 쉬게 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회복이 더디게 느껴질 때는 음성치료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소리 재활을 받은 환자들의 회복 경과를 살핀 연구들이 있으니, '그저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어깨 — 의외로 자주 놓치는 재활
다음은 어깨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갑상선암이 목 옆쪽 림프절까지 번졌을 때는 그 부위를 함께 청소하는 수술(경부청소술)을 하게 되는데, 이 근처에 어깨를 들어 올리는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 척수부신경이 지나갑니다. 이 신경이 수술 중 자극을 받으면 승모근의 힘이 약해지면서 어깨가 처지고,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리기가 어려워지며, 뻐근한 통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갑상선 수술을 받은 분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술 뒤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어깨 불편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아프다는 이유로 어깨를 아예 쓰지 않고 오래 두면, 오히려 관절이 굳어 오십견처럼 팔이 더 올라가지 않는 이차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에서 조금씩이라도 어깨를 움직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활은 거창한 운동이 아닙니다. 벽에 손끝을 대고 천천히 위로 걸어 올라가듯 팔을 들어 보는 동작처럼,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실제로 이런 점진적인 재활 운동이 어깨의 통증과 기능을 함께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목의 흉터, 그리고 삼킴
여기에 더해, 수술 부위의 흉터가 아물면서 목이 당기거나 뻣뻣하게 느껴지는 분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흉터가 충분히 아문 뒤부터 목을 천천히 스트레칭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유착과 굳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목 스트레칭은 그동안 '해 보면 좋다더라' 정도로 이야기되던 방법이었는데, 최근 여러 임상시험을 한데 모아 분석한 연구에서 수술 후의 목 통증과 불편을 실제로 줄여 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어떤 동작을 언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따로 한 편을 마련해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흉터는 처음 몇 달간 붉고 도드라져 보이다가 차차 옅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이 시기에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짙게 남을 수 있어, 외출할 때 가볍게 가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삼킬 때의 이물감이나 목 주변의 어색한 감각도 흔한 편이지만, 대개는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옅어집니다. 재활은 '다 나은 뒤에 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지금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억해 둘 두 가지
그러니 목소리가 잠기고 어깨가 무겁다고 해서 너무 놀라거나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두 가지만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이 변화들은 '가만히 견디는 것'보다 '제때 움직이고 재활하는 것'으로 더 잘 회복된다는 점.
둘째, 목소리 변화가 여러 달 이어지거나 어깨 불편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참고 넘기지 말고 한 번 더 정밀하게 살펴볼 것.
갑상선암 치료의 진짜 마무리는 종양을 떼어낸 순간이 아니라, 잃었던 목소리와 팔의 움직임을 조금씩 되찾아 가는 그 시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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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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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나 회복 경과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